20대 젊은 친구들이 이직도 많이하고 회사를 그만두고 다시 취업준비생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본인의 의지로 퇴사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해고를 당해는 경우도 흔하다.
우리 회사는 다른 중소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많은 젊은이들이 거쳐간 그런 회사다. 얼마전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20대 젊은 친구와 업무와 취업에 대한 대화를 할 기회가 있었다.
왜 회사를 그만두어야 될까?
첫 번째는 아무래도 회사에서 권고사직하는 경우다. 흔히 해고라고 부르는데 작년처럼 코로나로 기업들이 타격을 입은 경우에는 폐업하면서 자연스럽게 직원들을 내보내는 경우나 구조조정을 하는 경우가 흔했다.
그러나 내가 생각할 때 대부분은 경영난 보다는 정규직으로 채용하기 부담스러워서 비정규직(계약직)으로 2년 만기를 채우기 전 내보내는 경우도 흔하다.
이런 일이 중소기업에서만 일어날 것 같지만 의외로 공공기관에서도 2년 미만의 계약직을 채용해서 일을 시키고 계약 기간이 끝나면 내보내고 새로 채용하는 일이 자주 반복된다. 중소기업과 다른 점이라면 계약 기간을 명시하고 지키며 월급을 제대로 준다는 부분이다.
두 번째는 직원이 스스로 퇴사하는 경우다. 대부분 회사와 맞지 않아서 퇴사하는 경우가 흔하다. 업무가 힘들거나 적성에 맞지 않아서 나가기도 하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관계가 어렵고 힘들어서 나가기도 한다.
대부분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가 흔해서 퇴사를 많이 한다. 어느 한 쪽만 충족해도 사람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에 버티기 힘들다.
특히 워라밸을 추구하는 요즘 시대에 잦은 야근과 주말 출근은 많은 사람들이 힘들다. 게다가 20대, 30대 젊은 친구들은 친구도 만나야되고 연애도 해야되고 바쁜 사생활이 있는데 즐기지 못 한다면 행복하지 않다.
개인적으로 나는 우리나라 출산율이 낮고 결혼 적령기도 늦어지는 이유는 아무래도 워라밸이 불가능한 사회 구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연애를 하고 싶어도 매일 회사와 집을 반복하면 시간이 부족하다. 개인 시간을 보낼 것이냐 연애를 추구할 것이냐 무언가 포기하지 않으면 짧은 시간마저 부족하게 된다.
게다가 그렇게 열심히 일을 하는데도 연장 근로수당(야근비, 시간외수당 등)이 지급되는 중소기업은 거의 없다. 임금포괄제라는 잘못된 관행 덕분에 기업에서는 인건비를 날로 먹고 있다.
미국이었으면 계약직이 오히려 시급도 높아서 돈도 많이 받고 정해진 시간만큼 업무를 해야된다. 만약 지켜지지 않으면 당연히 법적 분쟁이 발생하고 대부분 기업에서 보상을 해주는 사례가 흔하다.
세 번째는 일을 하면서 기술을 배우고 경력을 쌓는 경우가 흔하지 않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면접에서는 무슨 대단한 기술을 가르쳐줄 것처럼 얘기한다. 우리 회사는 이런 저런 기술을 사용하거나 특허가 있다. 여기서 경력 쌓으면 앞으로 이직 활동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회사가 작기 때문에 바쁘면 멀티로 뛰어야 되는 경우도 있다. 멀티로 뛰는게 나쁜 게 아니다. 여러가지 배우면 나중에 쓸모가 있다. 대부분 이런 식으로 자주 듣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멀티로 이런 저런 업무를 경험하게 된다는 것은 전혀 도움이 안 된다. 특히 신입으로 입사하는 경우 또는 경력이 짧은 경우에는 경력을 쌓아야 이직하기 수월하다.
특정 기술을 이용해서 무언가 개발하거나 사무직으로 일하더라도 정부 지원 사업계획서를 써보고 입찰도 해보던가 정해진 업무를 1년 이상 경험해야 제대로 경력이 될 수 있다.
1년 동안 문서도 작성해야되고 제품도 생산도 보조하고 가끔 납품도 대신하고 영업도 보조하는 이런 일들이 섞이면 자신의 직무가 무엇인지 혼란스럽다.
이렇게 회사를 다니면 이력서를 새로 쓸 때 무슨 일을 했는지 제대로 기입하기 특히 어렵다. 다른 회사들이 경력자를 뽑을 때는 최소 1가지 기술 이상은 1년 이상 경험해서 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하지만 멀티로 뛰면서 여러가지 업무를 하다 보면 경험이 부족하니 당연히 기술적인 능력도 떨어지게 된다. 원래부터 단순 업무를 위해 회사가 채용했고 노동자도 인지하고 입사를 했다면 괜찮다.
그러나 대부분 무언가 경력을 쌓기 위해 기술을 배우거나 활용하면서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취직을 했을텐데 그럴 기회가 많지 않아서 안타깝다.
젊은 세대는 되게 합리적이다. 자신들이 소모품으로 쓰인다고 생각하면 경제적으로 어렵더라도 굶어 죽지 않는다면 바로 퇴사하는 경우가 흔하다.
게다가 요즘 취업 활동을 지원하는 제도가 많기 때문에
대부분 중소기업이 비슷한 상황인데 퇴사 이후에는 어떻게 해야될까?
많은 중소기업들의 상황은 항상 인력이 부족하고 업무량은 많다. 업무량이 많으면 그래도 매출이 높을 확률이 크기 때문에 회사가 안정적일 수는 있다. 그러나 반대로 일정이 빡빡해서 업무량이 많을 수 있고 이런 경우에는 하청을 받는 회사들이 어떻게든 인건비라도 아껴서 수익을 남기고 싶기 때문이다.
그 수익이 직원들에게 공평하게 돌아가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보너스나 상여금으로 지급해주는 회사는 그나마 착한 편이고 대부분 중소기업은 안 주려고 별의별 이유로 지급하지 않는다. 당연히 연봉도 최저 임금 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고 핵심 인력만 제대로 가치를 인정해준다.
이직할 곳이 있으면 빠른 퇴사를 하겠지만 대부분 갈 곳이 없어서 버티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1년 이상 일하지 않으면 경력으로 인정받기 어렵기 때문에 최소 1년은 버티는 경우도 흔하다.
7개월 이상 근무하다가 권고사직을 당하면 실업급여라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되지만 자진퇴사하는 경우에는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다. 6개월 근무해도 실제 출근일이 휴일을 제외하면 6개월이 안 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최소 7개월은 일해야된다.
청년내일채움공제에 가입해서 2년 동안 회사를 다니는 경우도 흔하지만 기업에서 매달 10만 원을 지원해주기 싫어서 불법적이지만 직원에게 월급에서 부담하고 강요하는 사례도 있다.
어째든 퇴사를 하기 전에 이직할 곳을 미리 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중소기업에서 일하다 보면 쉽지 않다. 특히 사회초년생들은 경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이직 자리를 구하기 어렵다.
그래서 가장 좋은 방법은 어떻게든 짬짬이 공부를 하면서 대기업 공채, 공기업 NCS,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공무원 시험은 솔직히 오래 걸려서 힘들다. 공기업은 그나마 NCS 필기 난이도가 어렵지 않아서 꾸준히 준비하면 합격선에 도달할 수 있다.
그러나 면접이 어려운 경우가 많고 경쟁이 치열하다. 공부할 여건이 안 된다면 차라리 공기업 공무직, 무기계약직으로 취업해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기반으로 공채에 도전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