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추가연장근로제를 주52시간에서 주69시간으로 변경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이 뉴스로 나오고 있다. 게다가 일부에서는 주휴수당을 폐지해야된다는 주장이 다시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하루 8시간 주5일 근무를 한다. 그래서 1주일동안 주 40시간의 근로시간을 갖는다. 하지만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알겠지만 근무 시간이 꼭 8시간인 것은 아니다.
주휴수당이라는 제도는 1주일 동안 15시간 이상 근무하면 유급 주휴일을 주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에서 노동정책을 개혁한다는 명목하에 주52시간을 주69시간으로 늘리고 여기에 추가로 주휴수당을 폐지하고 싶어한다.
주65시간으로 노동 시간을 늘리면 월급이 늘어나면 좋겠지만 대부분 포괄임금제 때문에 월급이 늘어나는 경우는 드물다. 사업주 입장에서 공짜 노동 시간을 늘려주니 좋아할 수 밖에 없다. 일부 생산직이나 시급제로 일하는 노동자한테는 제한이 풀리니까 좋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7일 연속 하루 8시간 근무해도 주 56시간이다. 그런데 5일 근무하는 동안 주 65시간 근무하려면 매일 9시부터 밤 11시 넘어서 퇴근해야 된다.
그런데 주휴수당까지 폐지하고 싶어한다니 기가찰 노릇이다. 실제로 폐지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정부 정책은 확실히 친기업성향이 강하고 언론에서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을 보면 반발 여론이 잠잠하다 싶으면 주휴수당을 폐지할 지도 모른다.
만약 주휴수당이 폐지가 된다면 월급은 얼마나 줄어들까?
주휴수당은 주 15시간 이상 근무하는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제도이다. 1일분의 임금을 추가로 지급해주는 제도인데 내년 최저임금 9,620원 기준으로 월급으로 환산하면 주휴수당 포함하여 세전 2,010,580원을 받을 수 있다. 한달 근무 시간을 209시간으로 환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휴수당이 폐지되면 한 달 근로시간은 209시간에서 35시간을 제외한 174시간 밖에 안 된다. 174시간을 최저임금에 맞춰 계산해보면 월급은 1,673,880원이 된다.
주휴수당이 빠지면 대략 월급은 83%로 주휴수당이 포함되었을 때 월급보다 17% 감소한다. 만약 연봉이 높은 노동자의 경우에는 당연히 주휴수당으로 제외되는 급여도 더 높아진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월급과 연봉으로 계산하지만 기본적으로 시급이 정해져있고 한 달 근무시간을 주휴수당 포함해서 203시간에 추가 근로수당을 더해 계산하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 주휴수당을 폐지한다면 손쉽게 인건비를 17% 이상 감소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그것도 정부가 알아서 해준다면 욕을 먹는 것은 정부이기 때문에 가만히 앉아서 이득을 보는 사업자 입장에서는 무조건 찬성할 것이다.
업무가 많으면 잔업, 야근, 주말 근무 등 특별한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런 추가 근로에 대한 수당을 정당하게 지급 받는다면 근로자도 불만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중소기업들은 포괄임금제라는 나쁜 제도를 활용하여 추가 근로를 하더라도 적당한 보상을 지급하지 않아도 처벌 받지 않는다.
포괄임금제가 싫으면 근로계약서에 사인할 때 근로자가 얘기해서 바꾸면 되지 않냐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가진 사람이 힘이 있기 마련이다. 돈을 주는 사업주가 포괄임금제에 동의하지 않으면 고용을 하지 않으니 강제로 동의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어째든 주52시간이 주60시간으로 늘어나게 된다면 그건 이번 정부의 정책이니 투표를 잘못한 유권자들의 선택이다. 아니 투표를 잘했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주69시간 일한다고 과연 추가 근로 수당을 정당하게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든다. 더군다나 주 40시간에서 추가로 12시간 일하는 게 주52시간이었는데 거기에 8시간을 더 일한다면 주 6일 근무보다 더 많은 노동을 하는 것이다.
1일 8시간 7일 연속 근무해도 주56시간인데 주 60시간이면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근무하고 추가로 4시간은 더 근무해야된다. 즉 퇴근 시간이 매일 10시가 넘어간다는 말이다.
